별로 관심 없었던 리딩게이트였는데 어느 날 지호가 리딩게이트 만점에 도전하겠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책 읽기야 워낙에 좋아하던 아이였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문제 풀고 단어 따라 쓰는 과정을 여간 귀찮아하는 게 아니었던 터라 제가 권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뭔가에 도전해보려는 모습을 보여주니 기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인성 덕목 중에 ‘도전“ 정신을 실천하는 과정으로 주신 숙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여튼 숙제이기도 하니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호도 오직 자기만을 위한 컴퓨터를 갖고 싶어해왔으니 평상시와는 다른 열의를 보여주더라고요.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별로 없던 아들이라 반신반의 하고 있었죠. 점점 날짜가 다가오자 그동안 해놓은 것이 아까워서 더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꽤 오랜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어야 목표점수를 채우는 것 같았는데 점점 속도가 붙더니 시간이 갈수록 편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들인 시간만큼 영타는 빨라졌고 책 읽는 속도도 점점 빨라졌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나 판타지 책에 편중된, 일종의 책 편식이 있던 아이였는데 이번기회에 지루하다던 클래식도 많이 접하면서 골고루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게 되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커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커가는 모습이 볼 수 있는 엄마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