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이후 승연이는 집에서 나름 ‘엄마표 영어’를 진행해 오고 있는 중이다.
밤늦게 학원 가방을 메고 다니는 아이들의 축 쳐진 어깨를 보면서 우리 아이만은 사교육 없이 좀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엄마표 영어’라는 것이 회의를 불러일으킬 때가 많다. 아이가 생각했던 것처럼 따라주지도 않을뿐더러 수업이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도 많고, 3형제를 기르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승연이에게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러한 때에 마치 구세주처럼 등장한 게 ‘리딩게이트’이다.
작년 9월에 처음으로 불곡초등학교에 도입이 되었는데 다행히 승연이가 관심을 보였고, 나도 이것밖에 길이 없다는 믿음으로 시작하였다.
학원을 다니지 않아서인지 처음 해보는 레벨테스트에서 내가 생각하는 아이의 실력보다 낮은 단계가 나왔다.
그래도 승연이는 의기소침해 하지 않고 그 단계부터 꾸준히 이북과 원서를 병행하여 읽으며 단계를 높였다.
그렇다고 해서 네 달 정도의 이벤트 기간 동안 마냥 행복하게 웃으면서 진행해 온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리딩게이트가 게임같다며 재미있어 하던 아이가 시간이 흐르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걸 계속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게 되었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승연이의 경우 많이 놀고도 싶고 상도 받고 싶은 마음 둘 다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내가 먼저 중심을 잡고 이왕 시작한 거 노트북을 타고 나서 실컷 놀자고 독려하였다.
그러는 사이 이벤트가 끝나는 날짜도 차츰 다가오고 있었고, 승연이의 실력도 늘어났다.
리딩게이트 시작할 때만 해도 승연이는 ‘family’라는 기본적인 단어 조차 쓰는 걸 어려워했었다.
아이의 성향을 감안해 단어외우기와 쓰기를 계속 미루고만 있었는데, 리딩게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려운 단어들도 익히게 되었고,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것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 리딩게이트가 끝나고 승연이는 대상과 노트북을 받았다.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상보다는 아이의 마음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진리가 새겨지기를 바라며 리딩게이트와 학교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