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학교에서 리딩게이트 영어 독서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원도 안 다니고 집에서 영어 만화나 dvd시청만 하던 진목에게 좋은 기회다 생각했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방학 이벤트로 선물을 준다는 말에 진목인 7월 여름 방학부터 포인트 쌓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하고, 난 너무 오랫동안 컴퓨터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과, 책 한 권을 읽고 4단계까지 되는 테스트를 통과하는 게 너무 진 빠지지 않나 염려스러운 맘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진목일 지켜보았다.
컴퓨터로 뭔가 하는걸 좋아해서인지 신나게 포인트 쌓고 포인트 1등을 계속 유지하면서 매일 2-3시간 하던 차, 독서왕 이벤트를 보고 진목인 “나는 꼭 노트북을 타겠다”며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7000점을 하기 위해 매일 70-80점씩 해야 한다는 계산을 하더니 꼬박꼬박 e-book을 하다가 좀 자기가 어려운 주제가 나오면 다시 내가 빌려준 책으로 포인트를 쌓아갔다.
포인트를 쌓기 위해선 사실 책을 가릴 수가 없이 그냥 구할 수 있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야만 했기에, 진목인 어쩔 수 없이 자기가 기피하던 주제에 관련된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리딩게이트 프로그램으로 영타수도 엄청나게 빨라지고 단어도 반복해서 나오다 보니 절로 암기가 되고 4단계 테스트에서 받아쓰기까지 해야 하므로 Reading, Listning, Writing을 동시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매번 포인트 순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아 주변 엄마들한테 부러움 아닌 부러움도 받았으나, 내심 ‘영어 잘하는 애들은 학원 다닐 텐데, 진목인 학원도 안가니 이거라도 해야지’ 이런 생각이 많았고 엄마인 나 조차 진목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1월 중순 독서왕 이벤트를 끝내고 이젠 웬만한 e-book은 다 읽고 챕터북도 어느 정도 읽은터라 학원 테스트를 보게 되었다.
사실 진목인 이제껏 영어 유치원 1년 다니고 나서 놀면서 만화나 보았을 뿐, 이번 리딩게이트 6개월 정도 한 것이 진목이 영어공부 히스토리의 전부다.
떨리는 맘에 ‘학원에 진목이 들어갈 수 있는 레벨이 있을까?’ 안절부절 걱정스러운 맘으로 봤는데,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 날 학원 원장님도 깜짝 놀라며 집에서만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잘 볼 수 있냐며 칭찬을 해주셨다.
현재 2학년인 진목이가 5.1이라는 높은 레벨이 나온 것이다. 리딩으로 푸는 문제는 평소 리딩게이트로 다져진 터라 어려움 없이 풀고, Writing한번 해보지 않은 진목인 리딩게이트에서 외운 단어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A4용지 한 장을 거뜬히 써내려 간 것이다.
어찌나 기쁘던지… 이제 영어를 시작하는 진목이에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리딩게이트가 너무 고마웠고, 진목이에게 필요했던 시기에 리딩게이트를 만난 건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 동안 지칠 법도 한데 대견스럽게 꾸준히 리딩게이트를 진행한 우리 아들 진목이에게 다시 한 번 최고라고 엄지를 세워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