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온지 첫날 학교 알림장에 선생님께서 숙제로 RG를 하라고 내주셨습니다. 딱 한줄. RG하기. 무엇일까? 아성이가 알림장에 잘못 적어온 것이 아닐까? RG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며칠이 지났고 결국에는 선생님께 여쭤보면서 아이디를 얻고 Reading Gate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숙제이니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인데 들어가 보니 먼저 레벨 테스트를 봐야하더군요. 자신의 레벨에 맞는 것을 하라는 가이드대로 영어책을 찾아 읽고 문제를 풀려고 하였지만 깜짝 놀랐습니다. 영어책을 보니 그림을 보며 겨우 이해할 정도의 난이도가 있는, 거기에 컴퓨터 자판도 모르는데 무슨 단어를 입력하라는 게 많이도 나왔습니다. 단어 외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열 몇 개씩의 단어를 암기했다가 다시 테스트를 보다니... 한 권 하는데 1시간이 넘도록 끙끙대고 있었죠. 결국엔 그 다음날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친절하게 그 레벨이 아니고 조금 낮은 단계로 시작해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때부터 학교 숙제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성이는 어릴 때부터 동화책을 즐겨 읽었습니다. 책을 보며 자연스럽게 한글을 알게 되었고 영어책의 화려한 색채에 거부감 없이 영어 노래를 따라 배우게 되었던 아이입니다. 이렇게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영어와 친해졌지만 단어 암기라는 어색함과 자판에서 “a" 알파벳 찾아 입력하는 것은 노동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엄마의 입장에서는 책을 읽고 그 책의 줄거리를 다시 한 번 재배치 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 좋아보였지요. 그렇게 한 달쯤 되니 책을 읽는데 평소보다 단어 하나하나가 눈에 더 잘 들어온다는 말을 하더군요.
장안초등학교의 첫 모습도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만나면 일일이 안아주시면서 사랑한다는 말씀을 해 주시는 교장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그 풍경에 삐죽삐죽하던 아이도 한 번 안기고 나서부터는 교장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최고로 알게 되더군요. "Pride 장안인“ 함께 아이들을 키우자고 하시는 교장선생님은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의 마음도 흔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학원을 가지 않아도 영어시스템을 장안초등학교에 다니기만 하면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도 기뻤습니다. 또 영어시스템에 알맞게 예쁜 RG 도서관을 꾸미고, 파이팅을 외쳐주시는 교장선생님! 많은 영어책들을 찾으러 멀리 가지 않아도 언제든지 앍을 수 있도록 해 주셨기에 시작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아성이는 학교를 마치면 도서관으로 가서 매일 6권을 목표로 학습을 시작하였습니다.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이의 일상에서 가지치기였습니다. 학교 숙제와 RG이외는 노는 시간, 뒹굴 거릴 시간으로만 채워주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Reading Gate를 하니 힘은 들었지만 좋은 일들이 더 많이 생겼습니다. Monthly표에 이름이 나오게 되고, 계속 누적되는 Total Point 점수도 많아졌습니다. 함께 RG하는 학교 형, 누나들도 영어도서관에서 만나면 먼저 인사도 해 주는 기쁜 일들도 생겼습니다. 또한 영문 타자기는 따로 배우지 않아도 빠르게 칠 수도 있습니다. 한글타자는 아직도 더듬거리며 치는데도 말이죠.
이 책 저 책 반복되어 나오는 단어는 이젠 친숙한 단어가 되었어요. 흔한 학습지도 한 번 하지 않고, 영어 학원도 한 번 가지 않고 영어책을 술술 읽고 억지로 외우지 않았는데도 머릿속에 그 단어들이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합니다. 이것이 Reading Gate의 큰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 이런 기회를 주심에 지면을 통해 감사인사 드립니다. 제가 한 번 그 사람이 좋으면 무조건 믿거든요. 대상이라는 결과에 교장선생님께서 더 기뻐해주시니 덩실덩실 춤을 추고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