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초1일 때 학교 앞 영어도서관이 있어서 3개월 정도 다녔었는데, 혼자 컴퓨터로 영어 책읽기를 듣고 따라 읽고 문제를 푼 후 교포 선생님과 5~10분정도 체크만 하고 오는 것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집에서 같은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는 reading gate를 알게 되었지요. 할인이 많이 되길래 2년치를 한꺼번에 결제했는데도, 영어학원 2~3달치 정도의 금액이니 가성비에서도 만족하며 시작했었네요.
시작한지 일년을 넘겼지만,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주는 것이 걱정되어 하루 한두권 정도만 해왔던지라 아이에겐 성실상 도전도 많이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리게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인 것 같아 좋은 기회라 여기고 도전하기로 했지요. 결심 후 독서왕 공지를 다시 보다 보니 엄마와 함께 도전하면 추가 상품이 있다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고, 아이는 대상 상품이 3D pen 인걸 보고 부러워하길래 엄마도 해볼까하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등록을 할까말까 계속 고민하던 중, CJ앱의 첫구매 만원 쿠폰 덕분에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답니다.
무역회사에서 10여년동안 일하면서 매일 영어로 email communication을 해왔기에, 회사를 그만둔지 6년이 되어가지만 영어 읽기에는 부담이 없어서, 용감(^^)하게 대상에 도전했지요. 이리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것인지 미처 몰랐답니다. 하루 해보니 바로 알겠더라구요. 3~4시간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대상 하루 목표치인 74점 이상을 할 수 있겠구나…
초반에는 아이가 KB, KC 레벨을 하고 있었는데, 책 내용도 이해 못 하고 문제 푸는 걸 너무 힘들어해서 옆에서 봐주면서 같이 했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문제풀 땐 아이는 컴퓨터로, 저는 핸드폰에서 풀었습니다. 아이보다 먼저 끝내지 않게 속도 조절하면서 했네요. 엄마보다 먼저 완료하면 아이가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Fail 하면 너무 속상해하길래 모르는 것 같으면 힌트도 줘가면서 포인트 쌓는 재미를 느끼게 했습니다. 점점 같이하는 권수를 줄여갔고, 어느새 하루 한두권 정도만 중간중간 봐줘도 혼자 성실상 하루 목표치를 채워나가게 되더라구요. 저도 2~3 포인트책들로 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에, 점점 레벨을 높여가며 읽게 되었구요.
워낙 방대한 양의 책들이 있기에 처음엔 책을 고르는데도 시간이 걸렸었네요. 그래서 고르는 고민을 하지 않게 시리즈별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꺼번에 To-do 리스트에 뜨도록 저장해두니 편하더라구요. 읽었던 시리즈 중에 그리스 신화와 접목해서 시간여행을 하게되는 Hopeless heros 는 너무 재밌어서 원서를 구매하고 픈 마음까지 생겨 찾아서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태네요. 아직 리게에선 완결되지 않아 나중에 new book에 뜨면 아들 아이디로라도 꼭 들어가서 읽으려합니다. Sherlock Holmes 와 Doctor Dolittle은 한글로 예전에 분명 읽었던 책일텐데 너무나도 새로운 기분으로 재밌게 읽고 문제를 풀었네요. 특히 만화로 된 시리즈들인 School adventures, Magic adventures, Kids inventor Dori, Bugs Bugs, Fairy Ella, Vera alien hunter는 아이들도 같이 봤습니다. 낮에 아이들과 2~3편 봐두고 애들 재우고 난 후에 문제는 풀었었네요. 첫째는 만화 때문에 레벨업의 의지가 더 생기더군요.
네이버 리게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P-book 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빌려읽던 froggy 와 fly guy를 리게에서 찾아 풀기 시작했습니다. KC 레벨 시절에 1A, 1C 인 p-book을 하니 새로운 형태의 문제들이 나와 아이는 좀 당황하긴 했는데, 같이 하다보니 어느새 잘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도 손쉽게 찾기위해 시리즈 위주로 빌렸네요.
처음엔 아이도 같이 할 수 있는 레벨의 책만 빌리다가, 나중엔 아이와 상관없이 내 포인트를 위한 책들로만 고르게 되었습니다. Mighty robot, Geronimo, Flat Stanley 등을 읽었는데 다 너무 재밌었답니다. Roald Dahl 작가의 책들도 재밌긴한데 좀 긴 편이라 투자한 시간대비해서 포인트가 적게 느껴졌어요.
나중에 아이가 해당 레벨이 되면 재밌는 책들을 바로 추천해 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독서왕 도전하길 잘했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엄마가 읽을 때 아이들도 한 번씩 책장을 넘겨 그림이라도 보게 되니 요런 원서 시리즈들에 대해서 익숙해지는 장점도 있구요. Geronimo는 아이가 한글책으로 많이 읽던 시리즈인지라 그림만 보고는 자기가 읽었던거라고 내용을 줄줄 말해주기도 했답니다. 너도 다음엔 영어로 읽게 될거라고 응원도 해줬네요.
재밌는 책들을 읽고 있노라면 집안일 안하고 애들 케어 안하고, 하루종일 책읽고 리게만 하고 싶단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집안 일 때문에 애들 때문에 내가 요것 밖에 못했다는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요.
코로나로 아들 둘과 하루종일 같이 있게되면서부터는 아이들을 재워놓고 밤 9~10시부터 집중해서 리게를 했네요. 아이들이 깨어있으면 자꾸 불러서 하다 멈추고를 반복하게 되더라구요. 12시가 지나면 바로 전날에 했던 책들의 easy 모드를 쭉 풀고 새벽 1~2시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못해도 밤늦게까지 깨어있는건 괜찮은 저에게 딱맞는 패턴이였죠. 다음날 오전이 넘 피곤해서 아이들을 살짝 방치하게 되긴했지만요.
몸도 피곤하고 생활의 리듬도 다소 깨지긴 했지만, 목표를 두고 한가지 일에 몰두한 것이 너무도 오랜만이라 90일간의 도전을 기쁘고 뿌듯하게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특히나 아이도 별탈없이 성실상을 완주해서 더더욱 감사하답니다. 혼자하라고 했음 힘들다고 징징거렸을 법도 한데, 포인트 팍팍 올리면서 캐릭터도 자기보다 먼저 깨는 엄마한테 경쟁심도 느끼며 잘 따라와 준 것 같습니다. 수시로 엄마 포인트와 캐릭터를 확인하거든요.
아이가 독서왕을 계기로 리게에 한발을 제대로 들이밀었으니, 이제 깊이 들어가서 즐겁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듭니다. 저도 제가 직접해본 경험을 토대로 아는 척하면서 잘 가이드해 줄 수 있을 것이구요. 이렇게 리게에 빠져들 수 있게 독서왕을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들을 기획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 좋은 프로그램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시니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