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리딩게이트를 시작한지는 오래되었지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가끔씩 살펴보다가 우연히 리딩게이트 카페를 알게되어 멘토링을 받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프로젝트에 걸려있는 아이스크림 상품이 아이의 승부욕을 자극해서 한달에 5~6번 리게를 할까 말까 하던 아이가 매일학습을 하는 단계까지 훈련이 되었어요.
다만 실력이 정체되어있다는 느낌이 커서 독서왕에 처음으로 도전해보자 하였지요. 리게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보니 3개월 가량 집중적으로 영어책을 읽어서 실력이 급상승하게되더라는 경험담들이 꽤 자극적이었거든요. 원래 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였으니 좋은 기회다 싶었어요. 아이에게 독서왕에 대해 말하니 엄마도 같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아이가 열심히 할 수만 있다면야 엄마도 한 번 해보지 하는 마음에 바로 3개월 학습권을 구매했어요.
아이는 1C단계인데 같이 책을 보고 문제를 풀 때 가끔 저는 이해를 못했는데 아이는 곧잘 맞추는 경우가 있어서 20년을 영어를 쉬었더니 1C도 어렵네 하는 생각이 종종 있었거든요.
독서왕이 시작되고 가장 큰 변화는 아이에게 리게하자~ 먼저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어요. 아이랑 같이 책 읽고 각자 문제를 풀면서 엄마가 가끔 틀리면 그렇게 재밌어하고 좋아하더라구요. 엄마랑 같이 문제 풀어서 너무 재밌다며 계속계속 같이 하자고 싱글벙글이었어요. 아이는 최우수상이 목표였고, 저는 대상을 목표로 점수를 쌓아갔죠.
초반에는 아이와 제가 목표 점수에 맞춰 열심히 했는데 며칠이 지나자 이게 꽤 어려운 도전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문제를 풀어도 점수가 잘 쌓이지 않더라구요. 이북을 계속 보는게 어려워 도서관에 다니며 종이책을 빌려왔는데 며칠 집중해서 하다보니 저도 2단계를 푸는게 시간도 덜 걸리고 점수도 높다는 걸 알게 되었죠.
하지만 아이는 영타 타이핑의 벽에 걸려 2단계 진입이 쉽지 않았어요. 책 내용은 이해하는 거 같은데 문제 풀이에 1시간 가까이 소요되다 보니 점차 재미를 잃어가더라구요. 어느새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같이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더는 아이를 기다려 줄 수가 없어서 저만 좀 더 속도를 내는 방향으로 바뀌었어요. 도서관에서 책도 아이를 위해 1C, 2A를 빌려오다 어느 때 부터는 저를 위해 2~3단계 책을 빌려오기 시작했어요.
아이와 속도를 맞추면 대상 포인트가 안되고 무엇보다 집중해서 책을 보니 저의 실력이 늘어가는 게 느껴져서 너무 재밌어졌어요. 아이를 좀 더 도와주고 끌어줘야 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아이는 점차 혼자 하게 되고 여행이라는 변수로 급기야 목표를 성실상으로 낮추게 됩니다.
저는 목표한 것은 끝까지 해야 하는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6월 중순부터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퇴근 후 집에 온 남편이 저녁 설거지로 서포트를 해주어서 가능했던 거 같아요. 영자 타이핑도 늘고, 책을 읽고 내용이해도 많이 좋아졌지만 제 발목을 잡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건 스텝4에서 듣고 빈칸을 채우는 문제였어요. 저는 연음으로 발음하는 몇몇 단어는 정말 안들리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듣고 다시 듣고 뭐지 뭐지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이가 until 이잖아 하는데 머리를 탁 하고 치는 거 같았어요. 저는 아무리 들어도 안들리는 단어가 아이는 내용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잘 들리는 게 너무나 신기했답니다. 이래서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야 되는구나. 아이에게 듣기를 좀 더 많이 시켜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로도 가끔 4단계 문제 풀이 시 먹귀가 될 때마다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짠~하고 나타나서 알려주면서 엄청 으스대는 모습이 넘 기특하고 자랑스러웠어요. 저도 900여권을 읽다보니 처음보다 잘 들리는 거 같구요. 아이는 어느새 2단계도 높은 점수로 풀어내고 있구요. 90일 간의 도전이 저희 모자를 성장하게 하였답니다.
그런데 이 도전이 끝나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까봐 저는 좀 불안해요. 그래서 다시 엄마를 위한 학습권을 구매했어요. 남편은 매일 밤마다 설겆이를 하면서 독서왕 언제 끝나는 거냐고 물었는데 하반기에도 도전 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할 것 이라는 걸 아직까지는 눈치 못챈 것 같네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