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학년이 된 아이는 우수상을, 둘째는 레벨이 낮은데 하루 3권 이상부터는 힘들어해서 도전을 못했고
엄마인 저는 대상에 도전했습니다. 아직 한 번도 도전 못 해본 둘째와 달리 세 번의 독서왕 경험이 있던
큰 아이는 끝까지 완주할 거라 믿었었는데... 마지막 달 200 몇 포인트를 남겨두고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더 이상 모른 척하지 못하고 그러라 했습니다ㅠㅠ(몇 번 다독여가며 끌어주었는데 한계가 왔어요)
처음 독서왕 도전, 두 번과 세 번째 모두 엄마와 함께 하였고 그래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는데...
모든 순간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뎌냈는지 너무 잘 기억하고 있는데, 이번 처음으로 엄마만 수상 하려니
왠지 쓸쓸하고 마음이 헛헛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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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마가 먼저 읽어오며 앞으로 아이와 마주할 책들이 이렇게 어려운데 아직 여러 실력이 채워지지
않은 아이한테는 진짜 많이 어렵겠구나.. 몸소 느껴보았습니다. 때론 재밌고, 때론 무슨 뜻인지 도통 모르겠고
어려워 답답하고 진땀 흘리며 읽어나간 책도 있었지만 길어진 책을 보면서 재미를 더 느낀 순간이 더 많았던
거 같아요. 한 번은 '마빈 레드포스트' 시리즈를 읽고 있던 중 큰 아이가 저한테 묻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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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렇게 긴 책을 읽으면 내용이 다 기억나?"
?
긴 책이 궁금은 하지만 매번 읽다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마는 큰 아이가 엄마가 읽어내는 걸 신기해하는 모습에
우습고 귀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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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끝까지 읽어봐바~ 내용이 길어서 더 재밌어. 그리고 다 읽고 나서 풀어도 문제는 하나도 어렵지 않던데!"
?
"어......그렇구나. 흐흐흐"(도망)
이 엄마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언젠간 이 책들을 읽어낼 수 있는 날이 오면 엄마의 말을 기억해줄까요?
이런 느낌이구나... 체감하는 날들이 어서 왔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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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독서왕 아니어도 너무 바쁜 일상이다 보니 대상의 첫 경험이 너무 힘들었기에 앞으로는 최수우상이 딱 좋은 점수다!
무조건 최우수상으로 도전해야겠다. 다짐했었는데. 이렇게 망각의 동물이 되어버립니다...
두 번째 대상 도전, 이젠 전략적으로 가자! 초반에 많이 읽어 버리고 힘겨워져 가는 2~3달 막바지에는 최우수상의 하루 평균
점수를 유지하며 처음보다는, 처음보다는 수월하게 끝내긴 했습니다.^^ 독서왕 4번에 이렇게 노련미가 생기네요♡
무엇보다 제일 좋은 순간은, 매번 기억을 못 했던 단어들이 차곡차곡 익혀가는 순간이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흥분되기도 했어요.
이 단어, 알지! 이것도 알지! 와앙- 너무 잘 읽혀지는군! 혼자 감탄하며 배우는 기쁨에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힘겨우면서도 즐거웠던 90일의 여정이었습니다.
다음 독서왕은 큰 아이와 꼭 기존처럼 완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에도 같이 시작해 주고 노력해 준 아이에게도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해야겠습니다. 시작조차 어렵고 굉장한 용기였음이 분명하니까요!
매 회 독서왕으로 애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