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힘들었던 독서왕 3개월이 또 이렇게 지나갔네요. 역시나 늘 그랬듯 고생스러웠지만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감동입니다.(T^T)
저희는 2년여간 상, 하반기를 계속 도전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나니
예전같이 따라주지 않아 점점 아이의 자율에 맞추게 되더라고요. 앞으로의 도전은 온전히 아이에게
맡기고 전혀 조금의 푸쉬(?)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사실 계속 지금처럼 열심히 해주련가? 란
의구심이 듭니다.ㅎㅎ 이제 재미있게만 읽어줬음 좋겠는데 아직도 영어에 그닥 큰 흥미는 없네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과 시간이 아이에게 얼마나 갚진 결과물이고 큰 변화인지는 저도 알고 아이도
알고 있습니다. 앞선 독서왕 실패로 이번엔 끝까지 고전분투하며 끝내 성공한 아이가 참 고맙고 이쁩니다.
스스로도 자랑스럽겠지요.
큰 아이 7살에 한글은 진짜 빨리 습득한 편이였는데 영어는 시작부터 정말 힘들었어요. 이것저것 해보고
처음은 좋았으나 오래 못 가기도 하고 놀이로 접근해서 딱 파닉스까지는 재밌었지만 읽기 독립까지 오기가
정말 험난했습니다. 시작 이후에도 한참을 방황했고 리딩게이트로 초등 2학년 되니 슬~ 루틴이 잡혀가면서
길이 좀 보였어요. 그 즈음 아이 곁에 힘이 되기 위해 제 계정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 역시 아이와
같이 20년도 하반기 처음 독서왕을 도전하고 이번 대상을 포함하면 대상 3번에 최우수상 2번의 전적을 얻었네요!(후훗)
시작은 아이와 함께 하기 위함이었지만 평소 언어 학습에 취미가 있던 저는 영어에 대한 욕심도 있었어요.
일단 책 읽는 재미가 계속하게끔, 할 수 있게끔 끌어줬고요. 아이와 동등한 입장으로 성취감과 자존감 상승에
독서왕 시즌만 되면 그 힘든 시간을 또 잊어버린 사람이 되어 냉큼 도전하는 저희의 모습에 신기하고 재밌었네요.
이번엔 둘째의 첫 도전까지 겹쳐 처음으로 셋의 도전과 성공이기에 더 의미가 있고 기쁩니다. 이번 독서왕 역시
지독히도 힘겨웠습니다. 셋이 매일 포인트와 전쟁하느라 참 고생했고 아이들이, 또 저 스스로가 짠하고 안쓰럽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고생 끝에 기다리던 그 순간의 맛을 잊지 못했기에 버텼습니다! 세 명 누구 하나 실패 없이 끝까지
가기 위해 힘을 냈어요. 그래서 모두 완주할 수 있었나 봅니다.
그리 어려워했던 첫째의 2단계 진입, 둘째의 1단계 진입이 조금씩 꽉꽉 채워지면서 늘어난 실력이 눈에 띄었고요.
독서왕 첫 달은 포인트 욕심에 어려운 책으로 하루 몇 번 실패를 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안정적으로 읽고 풀어내는 것이 신기하고 기특했어요.
(포인트는 채워야 하는데 실패라도 하는 날들은 더 긴긴 시간 붙잡고 있느라 방에서 들리는 아이들 한숨소리가
참 안타깝더라고요. 그렇게 그렇게 실패하는 날이 조금씩 줄어들며 쉽게 못 읽어냈던 수준의 책들을 실패 없이
점수도 좋게 풀어내는 것을 보면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고되고 갚지다'라고 할까요??^^)
제 이야기를 조금 보태자면,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 제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이 나이에도 상까지 받고 정말 행복한
일이지요. 아직은 P북을 대주며 같이 봐줘야 할 둘째 아이와 병행했기에 내 포인트는 뒤로 미뤄 잠도 못 자기도 했고,
아이들과 함께 있어줘야 할 시간에 종일 영어책만 읽고 있던 제가 이게 맞는 건가? 내 욕심인가?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참 다양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나! 어찌 됐든! 책 한 권, 한 권 즐겁게 읽어내는 희열과 감동은 제가 기억하고 있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득이 있는데요.
아이를 위해 전부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최대한의 가이드를 해주자, 그게 내 몫이라 생각하며 지금껏 이것저것 찾아 함께해
줬는데요. 그 길이 절대 쉽거나 늘 성공적은 아니었어요. 시행착오 역시 겪어야 하는 거지만 그때마다 굉장히 우울하기도 하고
암담하기도 했는데... 그 어두운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가이드가 '엄마'가 되었듯 리게는 '엄마들의 가이드'가 되어 주었던
거 같습니다. 정말 이 길이 없었다면... 우리가 이 길을 들어서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영어책을 수천 권 읽어내고 자연스레
익혀지는 어휘량이 이만큼까지 도달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영어책은 매일
읽는 습관 하나는 무조건 리게 덕분이라 주변에 항상 리게 좋아! 리게 너무 좋아!를 외치고 다녔던 저의 마음 아시려나요??(♡^______^♡)
(조금 보탠다는 게 또 이리 길어졌네요. (흐흐))
진짜 마지막으로^^... 그 좋은 리게라면서 왜 마지막 대상인지 적어봅니다.
대상은 진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영어에 아직 능숙하지 않은 저와 같은 사람은 더 힘에 부치더라고요. 3단계 레벨에 도달하니
책은 한 권 읽는데 30분~1시간이 소요되고 앞으로는 대상으로 진행하기 버거움을 느꼈어요. 더욱이 이번 대상 도전은 이제 아이들이
제 손이 그닥 많이 필요하지 않음을 느끼며 치열하게 구직활동을 하던 중이었기에 일을 하면서 도전하는 것이... 진짜 너무너무...ㅠㅠ
힘들었어서...ㅠㅠ 5번의 도전 중에 최고로, 지독히도 힘들었던 날들이였네요.(하지만 독서왕 대상 도전도 성공! 취직도 성공!
으로 이어져서 더욱 겹겹상네요)
하지만 앞으로도 1년여의 기간이 남아 있기에 우수상이나 최우수상은 도전해보려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하루 딱 1권만 재밌게 책을
즐기고픈 마음도 들면서 이래저래 갈팡질팡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을 키우려다 저도 많이 큰 거 같네요. 거의 5천권에 가까운 책을 내가 읽었다니! 사서 선생님께 인정을 받을 정도로
도서관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내가 되었다니!! 이번에 도도 캐릭터까지 받아 나도 최고자리 찍어본 느낌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가이드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엄마가 먼저 거쳐 간 길들을 포기하지 않고 따라올 수 있게
간절한 마음으로 리게를 꼬옥 붙잡고 있을게요. 지금처럼 아이들을 독려하고 격려하며 잘 이끌어 줄게요.
리딩게이트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