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1등에 도전 할 만해요.”
그 동안엔 1등 기준점수가 높아서, 도전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10회 대회는 기준점수가 낮아져서 충분히 도전이 가능하다고 흥분하며 이야기하는 딸을 보며, “진짜 할 수 있는 거야?” 라고 반문하였다.
점수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읽어야 할 독서량이 만만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딸의 의지는 강렬했다. 비록 1등 상품을 바라고 의지를 불태우긴 하였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기를 내심 바랬다.
하지만, 평일엔 학원과 숙제로 리딩게이트에 많은 양을 하기가 쉽지 않았고, 주말이 되어야 많은 양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읽을 수 있는 도서는 많지 않았다. 기존에 많이 읽었기에, 목표로 하는 1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도서를 읽어야만 하였다.
그런데 학교에서 대출이 가능한 책은 하루에 3권밖에 안되고, 주말엔 학교 도서관이 열리지 않아 추가 대출이 불가능했다.
다행인지 모르지만, 시립도서관에는 리딩게이트에 포함된 도서의 상당량이 있어서, 많은 책을 빌릴 수 있었다.
매주 토요일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오는 것이 나의 일과가 되어 버렸다.
상품을 받기 위해서든, 1등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든 상관이 없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 자체가 너무 기뻤고, 자연스럽게 딸의 영어 실력이 향상 될 것이므로 이 또한 나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어 줬다.
역시 아들보다는 딸이 독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영어에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고, 당장 외국인을 만나게 될라치면 어느 순간 말더듬이가 되어 버리고 만다.
만약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지금의 우리 딸처럼 스스로 영어책을 읽도록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영어를 편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