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쯤 학교에서 무료로 리딩게이트를 지원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종환이는 어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많이 이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초등 6학년이 되어 졸업하게 되는데 졸업하기 전에 초등시절에 무엇인가에 도전해서 성취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종환이에게 독서 왕에 한번 도전해보겠냐고 얘기를 했는데 흔쾌히 좋다고 했습니다. 다니고 있던 어학원과 병행할 수는 없어서 어학원은 그만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독서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더 어려워 졌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80포인트씩 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한 번에 하는 게 힘들어서 학교 가기 전에 몇 개 하고 갔다 와서도 했습니다. 휴일에도 종환이만 두고 갈수가 없어서 가족 모두 놀러가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게 쉽다면 그만큼 의미도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어 보였지만 그만큼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먼저, 학교 도서관을 자주 애용하게 되었습니다. 영어책을 매일 대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도 서로 도전이 되어 책도 열심히 빌리게 되고 리딩 게이트를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읽어서 다독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레벨 업이 자주 되니까 한 번에 상장을 여러 개 받아왔습니다. 종환이는 그게 자랑스러운지 집에 와서 벽에 부쳐놓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상을 많이 받지 못했는데 리딩게이트로 레벨 업 상장을 많이 받게 되니까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상을 받기는 쉽지 않은데 리딩게이트는 열심히만 하면 되니까 정말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력입니다. 어학원을 다니고 있긴 했지만 학교에서 치는 어휘평가에 한 번도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항상 실수로 한두 개 틀렸습니다. 그런데 리딩게이트를 하고 나서는 어휘평가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상을 탔습니다. 꼭 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매번 아쉽게 못 탔던 상을 타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역시 학부모라 상을 탄 게 의미가 있는 가 봅니다. 따로 책 읽을 시간도 많이 없는 데 책을 많이 읽게 되니 좋았습니다.
독서 왕을 하고 다시 어학원을 보낼까 했는데 리딩게이트만 계속 하는 게 좋겠다는 강력한 생각이 듭니다. 성취감도 생기고 독서습관도 생기고 상도 많이 타고 학원 오고 가는 시간도 줄이고 1석 4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