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처음 태블릿PC를 받고 싶은 마음에 리딩게이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오래 가려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한달이 넘도록 매일같이 2시간 이상을 앉아 정해진 점수를 해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유치원에서 파닉스를 떼고 간단한 문장을 겨우 읽는 수준이었는데, 레벨이 올라갈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보였습니다. K레벨을 지나자 아이는 페이퍼북을 훨씬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테스트 스텝이 적고, 읽는 속도를 자기 페이스에 맞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하루에 3권까지만 대출이 되어서, 지역 도서관을 돌면서 책을 빌리기 시작했습니다. 쉬운 책은 스스로 읽었고 CD가 있는 책은 오디오로 들었고, 지겹거나 힘들어 할 때는 제가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시작 레벨이 낮아서 처음엔 하루에 2-30권을 읽어야 했는데 여름 막바지에는 7-8권이면 하루 분량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리딩 실력이 늘었습니다. 여름방학에 캠프를 떠났던 이틀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정해진 분량을 했습니다. 캠프 떠나기 전날 새벽 세시쯤, 거실에서 불빛이 나서 잠이 깨 나가보니 아이가 캠프에 가면 리딩게이트를 못하니 걱정이 된다며 컴컴한 거실에서 노트북을 켜고 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갓 입학해서 공부 습관이랄게 없던 아이가 매일 2-3시간을 익숙치 않은 영어를 한다고 앉아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놀고 싶은 마음에 밀리기도 하고, 잠자기 직전까지 컴퓨터 앞에 앉은 날도 많았습니다. 여행을 가서도 리딩게이트를 붙들고 씨름하고 있는 걸 보며 주변에서 ‘태블릿 PC 그냥 하나 사줘라’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상품인 태블릿 PC보다 소중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기에 저도 꾸준히 아이를 독려할 수 있었습니다. 주원이가 목표를 성취해서 무척 기쁩니다. 또 리딩게이트 프로그램 자체도 많이 업그레이드 된 것 같습니다.
독서왕 선발대회로 아이에게 좋은 기회를 준 리딩게이트와 학교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