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리딩게이트를 시작했을 땐 지루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져 점수를 쌓아서 상을 탄다거나 목표를 세우고 꼭 이루겠다는 다짐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억지로 책을 읽는 정도로만 생각해서 대충 읽고 넘어갔다. 책의 장수나 단어가 많아 보이면 그 책은 읽지 않고 다른 책을 선택하기도 했다. 또 한 권을 읽고 학습을 마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패하면 포인트를 얻지 못해 재학습을 해야 하므로 리딩게이트에 대한 흥미는 점점 떨어졌었다.
그러던 중 독서 왕 선발대회를 한다는 공지가 올라왔고 대상을 목표로 하는 점수를 봤을 땐 문득 ‘저게 정말 가능한 걸까?’, ‘그 점수를 채우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야 하지? 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 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으면서도 한숨을 내쉬며 걱정을 해대기 일쑤였다.
그런데 하루하루 꾸준히 책을 읽다보니 내 생각과는 다르게 책들이 점점 재미있어졌고 다음 장의 내용이 궁금하여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보기도 하고 시리즈를 검색하여 비슷한 도서를 찾아 읽었으며 엄마와 도서관에 가서 원서를 빌려 읽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10,000포인트를 채울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과 목표의식이 생겼다. 때마침 보상으로 태블릿pc를 준다고 하니 승부욕이 생겨 아침에 일어나서 30분씩 책을 읽고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틈틈이 책을 읽었다. 잠들기 전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하루에 달성해야 할 목표점수를 정해놓고 꾸준히 실천한 결과 눈에 띄게 점수가 늘기 시작하여 레벨업도 했다.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께 레벨업 인증서를 받을 땐 쑥스럽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대단하다고 한마디씩 해주니 기분이 좋았다. 나는 계속해서 책을 읽었다.
그 결과 나는 대회가 끝나기 이 주 전에 벌써 10,000포인트를 채웠고,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에 내가 한 단계 발전한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나 스스로가 너무 기특했다. 마치 내가 엄청나게 큰 일을 해낸 것처럼. 나는 앞으로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목표를 정해 그걸 이루는 습관을 기를 생각이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더 행복한 기억으로 남겠지.